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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림의 HR스토리] 정신과 의사 윤대현이 바라보는 우리 시대 마음관리

“회사 생활의 99%는 멘탈 싸움이다.”라는 말이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자신만의 성장곡선을 그려나가는 사람들의 비법은 무엇일까?

두려움을 성취로 만드는 대담한 리더십의 비밀, 상위 1% 리더들의 멘탈 솔루션을 전수하는 심리 멘토가 있다.

‘하루에 한 명이라도 위로해 주는 사람이 되자’라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정신과 전문의 윤대현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윤대현 교수와의 일문일답 인터뷰.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매경비즈 교육팀장 김미림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슬프게도 벌써 28년 차 정신과 의사 윤대현 교수입니다.


Q.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하셨습니다.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굉장히 오래된 기억이라 저에게는 이 질문이 치매 검사처럼 느껴지는데요. 정신건강의학을 전공하는 분들은 대체로 학문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자신의 정신 상태를 돌보려고 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저는 후자에 가까웠고요. 왜 사람이 우울할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사진=본인 제공]

 

Q. 의사로 살아오신 28년 동안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다 보니 주로 어두운 이야기를 듣습니다. 가끔은 황당한 직업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래도 의미가 있는 건 따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도 직업 자체가 이타적이라는 점입니다. 경제적 보상을 받긴 하지만 싫든 좋든 28년 동안 누군가를 위로하고 그로 인해 그분들의 삶이 변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완전히 번 아웃 되어 일주일에 한번 저를 만나는 일 말고는 밖에 나오지 않는 대학생 환자가 있었는데, 10년 넘게 상담하면서 다시 일상을 되찾아 학업도 마치고 사회에 적응한 모습을 봤을 때 보람 있었습니다.

 

Q. 교수로 학생들 앞에서 강의도 많이 하셨지만, 직장인 및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과거에 유헬스케어시스템 연구책임자로 일하면서 시스템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콘텐츠가 없으면 공허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스템적인 것보다 아날로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정의한 아날로그가 고전적인 콘텐츠라, 강의를 먼저 하게 되었고 강의를 하다 보니 칼럼 요청이 오고, 그러다 책까지 내게 되었어요.


[윤대현, 장은지 공저, 책 사진=yes24]

 

Q. 책을 많이 쓰셨습니다. 저도 교수님 책을 읽어본 적이 있고요. 장은지 대표와 공저하신 ‘리더를 위한 멘탈 수업’이 직장인으로서 많이 와 닿았는데요. 리더를 위한 멘탈 관리 방법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리더에게 중요한 세가지는 첫째가 자기인식, 둘째 관점전환, 셋째 회복탄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은 곧 ‘나는 학습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내가 가진 것만 믿는 거죠. 그래서 관점전환이 필요한데 이것은 내가 무슨 문제가 있는 지 아는 자기인식과 맞물려 있고, 자기인식은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한걸음 물러서 바라볼 수 있는 ‘메타뷰’ 인 거죠. 셋째 회복탄력성은 긍정적 평가가 핵심인데요. 우리가 보통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하는 건 마인드 컨트롤에 가깝고요. 회복탄력성은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와 관련이 깊습니다. 내 감정과 생각을 냉정하게 하나의 정보로 받아들이는 건데요. 내 감정과 생각이 과연 진실일까 생각해 보자는 거죠.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힘들다고 하면,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거리 두기로 내 건강과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사실인 거죠. 이렇게 재평가를 하게 되면, 마음이 알아서 좋은 쪽을 붙잡아요. 기억은 콘텐츠와 감정이 커플링 돼서 생기거든요. 과거에는 리더가 컨트롤에 집중하다 보니 번 아웃이 한계치에 이르는 상황이 자주 생겼는데, 하루 10분이라도 ‘메타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관객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시간이 없다면 계속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이고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음악을 듣거나 하늘을 보거나 산책을 하다 보면, 우리 마음에 나를 투사하는 기능이 있어서 ‘메타뷰’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Q. 이쯤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병원이나 직장이나 아마 비슷할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요즘 직장에서는 MZ 세대와 꼰대 세대 간의 갈등이 매우 심합니다. 이들 세대 간의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저는 세대간 차이보다 개인 차이가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내 이야기를 잘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된 거고 더 좋은 세상이 된 건 내 얘기를 하지 못한 이전 세대들의 희생 덕인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선배 입장에서 받아들여야 될 것 같은데요. ‘어른의 의무’라는 일본 웹툰 작가가 행복하게 사는 리더들을 인터뷰한 책이 있어요. 과반수 정도의 리더가 행복한 이유를 살펴보니 후배가 존재한다는 거더라고요. 후배는 나를 괴롭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행복의 근원이기도 한 거죠. 자식도 사실은 후배이고요. 책에서 소개된 좋은 선배 되는 법 세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첫째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둘째로 “나때는 말이야”를 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죠. 세 번째가 진짜 어려워요. 내 마음이 우울해도 후배 앞에서는 밝은 표정을 짓는다. 마치 후배가 선배한테 그래야 될 거 같이 생각되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후배 입장에서 매일 옛날이야기 하고 우울한 얼굴로 있는 선배를 왜 만나고 싶겠어요. 자식도 그렇고요. 그래서 훈련이 필요합니다. 가장 많이 착각 하는 게 파워가 있을 때 내 주위에 있는 많은 후배는 모두 진짜 후배가 아니라는 겁니다. 추후 파워가 없어져도 방금 말씀 드린 이 세가지를 잘 했다면 진짜 후배들이 남아 있을 겁니다.

 

Q. 코로나 상황으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을 겪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신 건강까지 위태로워진 분들이 많이 있으신데, 이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스트레스 관리는 1차 스트레스가 아닌, 2차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1차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의 내용이에요. ‘자식 양육’ 이런 거죠. 2차 스트레스는 ‘그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반응’이에요. 스트레스 반응은 심리뿐 아니라 신체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몸과 뇌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마음이 좋은 건 불가능해요. 잠을 3일 동안 안 재우면 다 나쁜 사람이 돼요. 그런 의미에서 1차 스트레스와 2차 스트레스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짜증나’에서 ‘짜증나는 게 맞나?’라고 생각해보는 거죠. 1차 스트레스는 변함이 없는데 2차 스트레스가 줄어서 반응이 몸으로 가지 않아요. 이것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도 10년쯤 하니까 확실히 좋아지는 걸 느껴요.

 

Q. 교수님,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인생의 중반기를 지난 시점에서 교수님의 꿈은 무엇인지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외로움을 문화적으로 힐링하는 재단을 운영해 보고 싶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지 지금 7개월 정도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조금씩 꿈에 가까워지는 좋은 기회들이 생기고 있어요.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방법이 됩니다.

 

지금도 멋진 꿈을 향해 달려 가시는 윤대현 교수님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대현 교수(오른쪽)와 김미림 매경비즈 교육팀장, 사진=박주연]

 

인터뷰: 김미림 

기사 작성 및 편집: 김미림, 박주연

 

* 본 내용은 매일경제 기사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